주제 :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를 통해 좋은 UX와 아쉬운 UX는 무엇인지 파악하고, 해당 서비스에서 주요하게 설계한 UX가 무엇인지 고민해 봅니다. (에세이)
- 평소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 1가지를 선정합니다.
-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느낀 좋은 UX, 아쉬운 UX는 무엇인지 3가지 이상 작성합니다.
- 아쉬운 UX의 개선 우선순위를 명확한 근거를 통해 설정합니다.
- UX 설계 시 기억해야 할 요소들 중, 해당 서비스에 주요하게 적용된 것은 무언인지 작성합니다. 설계된 UX 장치가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주는지 설명합니다.
평소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 한 가지를 선정합니다.
나는 예전부터 너무 궁금했다. 나는 도대체 나무위키를 왜 쓸까?
다음은 내가 나무위키를 사용할 때의 특징들이다
1. 무언가 알고 싶은 대상(좋아하는 인물, 궁금한 사건)이 생기면 나무위키에 검색한다.
2. 엄밀히 말해서, '나무위키에 검색한다'는 표현은 잘못되었다. 나무위키 앱, 웹 검색창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구글에 검색하면 가장 위쪽에 나무위키 검색결과가 나오고 그곳으로 홀린듯이 빨려들어가는 것이다.
3. 나무위키에서는 대상과 관련된 정보들을 '최대한 많이' 수집하기 좋다. 정보의 출처나 신뢰성, 심지어는 대상과의 연관성마저 따지지 않고 긁어모은다.
4. 그렇다면 나무위키를 사용하는 목적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인가? 틀렸다. 나무위키는 '교육' '생산성'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다. 나무위키를 켜는 일은 가장 못미더운 정보의 바다 속에 나를 던지는 일이다. 쉽게 말해서 시간을 버리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나는 '알고 싶은 대상의 쓸모없는 정보들을 최대한 많이 구경하면서 시간을 버리기 위해' 나무위키를 사용한다.
[나무위키, 내 시간을 버리러 왔다!]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느낀 좋은 UX, 아쉬운 UX는 무엇인지 3가지 이상 작성합니다.
1. 나무위키를 쓰면서 좋았던 UX
나무위키의 UX는 시간을 무한정 버리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텍스트 컨텐츠로만 이루어진 서비스에서 유저를 이만큼 오랜 시간 붙들고 있기는 어려운데, 나무위키가 어떻게 해냈는지 하나씩 알아보자.
1. 검색결과 페이지
[내가 원하는 거의 모든 정보들을 한 페이지로 볼 수 있다]
훌륭한 원페이저를 제공한다는 뜻이 아니다. 내가 알고 싶은 대상의 주요 정보들이 '한 페이지'에 끝없이 나열되어 있다. 만약 내가 효율적으로 정보를 찾고 싶었다면 최악의 UX였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난 '알고 싶은 대상의 모든 쓸모없는 정보를 구경하면서 시간을 버리기 위해' 나무위키를 켰다. 알고 싶은 대상은 있지만, 알고 싶은 정보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때 대상에 대한 읽을 거리가 많아 보일수록 더욱 만족스럽다.
2. 주석과 하이퍼링크
[정보가 끝없이 이어진다]
1) 주석 - 대상에 대한 정보가 끊이지 않는다
나무위키에서 실시간으로 새 정보를 얻다 보면 자연스럽게 궁금한 점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때 검색결과 페이지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꼬리질문의 답을 구할 수 있다. 바로 주석을 통해서다. 나무위키는 다른 사용자들이 문서에 주석을 달 수 있게 해 놓았다. 롤 프로게이머 이상혁 선수의 별명이 무엇인지 몰랐어도 나무위키가 알려주고, 왜 그런 별명이 붙었는지 궁금하다면 나무위키가 주석으로 알려준다.
그러나 롤 프로게이머 이상혁 선수의 나무위키 페이지에는 주석이 86개 달려 있다. 이상혁 선수를 아무리 좋아한다고 해도 궁금한 점이 86가지나 생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시간을 버릴 줄 아는 나무위키 유저라면 86개의 주석을 다 눌러볼 것이다. 대단한 탐구열이 있어서가 아니다. 정보가 곧 컨텐츠이고 즐길거리이므로, 끊기면 안 되기 때문이다. 궁금하거나, 궁금하지 않더라도, 나무위키가 끊임없이 정보를 공급해야 만족하는 것이다.
2) 하이퍼링크 - 주제가 바뀌어도 정보가 끊이지 않는다
롤 프로게이머가 궁금해서 나무위키를 켰다가 중세 향유고래 사냥법 페이지에 도달한다. 나무위키에서는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한 문서에 하이퍼링크가 여러 개 달려 있고, 많으면 한 문장에도 하이퍼링크가 여러 개 달린다. 원래 알고자 했던 대상에서 멀어지더라도 문제가 없다. 내용이 흥미롭기만 하다면, 주제가 다르더라도 멈추지 않고 새로운 컨텐츠를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
3. 공동편집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들까지 모아볼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나무위키를 켜는 일은 가장 못미더운 정보의 바다 속에 나를 던지는 일이다. 나무위키는 기본적으로 누구나 문서를 편집하고 토론을 제안할 수 있다. 그래서 비문이 넘쳐나고 추측성 글이 사실인 것처럼 편집된다. 어떤 페이지는 유저들이 어떤 사실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해 '토론'과 '편집'이 수시로 일어난다. 하지만 시간을 무책임하게 쓸 줄 아는 나무위키 유저들에게 비문, 추측, 토론, 합의되지 않은 게릴라식 편집도 컨텐츠다. 심지어 이것들은 나무위키에서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컨텐츠다.
2. 나무위키를 쓰면서 아쉬운 UX
검색 서비스로서 나무위키의 '아쉬운 UX'는 엄청나게 많다. 하지만 텍스트 중심의 킬링타임 컨텐츠 플랫폼으로서 나무위키는 그럭저럭 괜찮다. 독점 컨텐츠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치명적인 단점 하나만 소개하고자 한다.
아쉬운 UX의 개선 우선순위를 명확한 근거를 통해 설정합니다.
[막다른 게시물]
사용자가 하이퍼링크를 통해서 랜덤한 게시물들을 방문하다가, '막다른 게시물'에 다다르면 나무위키에서 이탈한다. 막다른 게시물은 내용이 거의 없는 게시물로, 킬링타임 컨텐츠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면 내용이 더 많은 컨텐츠로 돌아갈 수 있지만, 컨텐츠 자체가 아니라 컨텐츠의 흐름을 즐기는 유저들은 막다른 게시물에서 강렬하고 부정적인 UX를 경험한다. 시간을 함부로 썼다는 후회와 함께 급격한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다.
킬링타임 용으로 나무위키를 사용할수록 피로가 누적된다. 일반적으로 게시물의 내용이 아주 많고, 요약본도 따로 없으며, 온갖 부가설명을 주석과 하위문서로 첨부하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분량 속에서 길을 잃는 것을 즐겁게 느끼지만, 그만큼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한다. 만약 컨텐츠의 흐름이 끊긴다면 사용자가 받아들이는 즉각적인 보상도 사라지게 되고, 누적된 피로감이 몰려온다.
UX 설계 시 기억해야 할 요소들 중, 해당 서비스에 주요하게 적용된 것은 무엇인지 작성합니다.
UX 설계에 들어가는 3요소에는 '텍스트' '이미지' '흐름' 3가지가 있다.
이 중 흐름은 화면과 화면, 컨텐츠와 컨텐츠 사이의 흐름이다. 사용자가 직접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도록 유도해서 더 많은 컨텐츠를 접하도록 유도한다.
나무위키는 흐름이 전부라고 봐도 무방하다.
정보가 곧 컨텐츠이고 즐길거리이므로, 끊기면 안 되기 때문이다. 궁금하거나, 궁금하지 않더라도, 나무위키가 끊임없이 정보를 공급해야 만족하는 것이다.
내용이 흥미롭기만 하다면, 주제가 다르더라도 멈추지 않고 새로운 컨텐츠를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알고 싶은 대상은 있지만, 알고 싶은 정보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때 대상에 대한 읽을 거리가 많아 보일수록 더욱 만족스럽다.
이번 글에서는 수동적인 컨텐츠 소비자를 중심으로 나무위키의 흐름을 분석해 보았다.
하지만 나무위키는 컨텐츠 생산자에게도 좋은 흐름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새로 문서를 만들고 주석을 달도록 유도하며, [막다른 게시물]처럼 내용 보충이 필요한 문서들은 나무위키 홈에 공유한다. 사용자들이 계속해서 문서를 생산하는 환경을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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